SON MONGJOO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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바다그네 –둥둥둥- (Swinging buoy)
날짜
2021
카린의 SPACE III에 작가의 거대한 풍선이 설치되었다. 거친 프레임 위
로 흰 풍선이 구름처럼 피어나고, 뼈다귀 같이 생긴 바닷물에 밀려온 나
뭇가지가 그네의 의자가 되었다. 그네 손잡이는 어디서 본 듯한 부표들
로 이어져 있다. 작가의 안내에 따라 그네에 앉아 본다. 이 그네가 여느
놀이터의 그것들과 다른 것은, 소재나 형태적인 면 이외에도 이 위에 앉
으면 전시 공간의 어둠 속으로 배경이 페이드아웃되고 오롯이 그네의
움직임과 그 위에 앉는 자신의 모습에 집중하게 된다는 점이다. 처음에
는 익숙하게 발을 굴려 그네를 움직여 본다. 이내 앞뒤로 혹은 어느 방
향으론 지 이동하는 이 움직임이 나의 것인지 그네의 것인지, 공간의 것
인지 모호해진다. 장자의 무위無爲가 떠오른다. 인간은, 시공간을 초월
하여 존재하는 지식과 도덕, 윤리, 책임감 등에 표류하며 살아간다.
작가는 그동안 텐션이 있는 섬유 소재를 통한 공간 분할의 작업을 해 왔
다. 분할하고 있는 장력이 있는 각각의 선은 그 자체가 공간을 명료하
고 단호하게 구분 짓고 있는 구조물로 역할 함과 동시에 구분 자체를 무
의미 하게도 만드는 물성을 지니고 있다. 그네의 움직임과 앞선 작업들
의 고무 선들이 지니는 탄성은 일맥상통한다. 선들이 모여 만드는 날카
로운 면은 공간을 어떤 형태로 분리해 내고 차단하는 듯하지만, 그 사이
를 벌려 들여다볼 수도 움직일 수도, 면을 없애 버릴 수도 있다.
그네의 움직임은 나의 자유의지로 발을 구르며 멈추게 한다. 시대가 요
구하는 규칙의 바다 위에 표류하는 마음에 방향성을 부여하고 다시금
생명이 싹틀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온전한 자유로움이다.
- Kelly, de Carin -